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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 [인도 여행길 1] 멀구나, 너는 참., 인천국제공항, 수안나품 공항, 뉴델리 국제공항..





[인도 여행길 1] 멀구나, 너는 참. 

 

컨텐츠 출장이자 개인적 여행의 의미를 붙여서, 생애 첫 비행기에 올랐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놀라운 일이겠지만, 이 첫 여행은 '인도'로 시작되고 말았다.

아주 갑작스러웠던, 약간의 두려움과 조금의 설렘을 동반한 짧은 기다림.

익숙한 것들에 모두 작별을 고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떤 의미였을지

열흘이 더 지난 지금에는 사실 희미해져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여권이며 첫 비자이고 첫 비행기 티켓이다.

 

 

2010.11.16  11:00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이대로 마지막 일까?

부모님의 얼굴, 아쉬움 가득했던 애인과의 마지막 전화, 나를 많이 따르던 고양이까지.

너무 심각해지면 감정이 복받쳐 숨 쉬기 어려울 지경까지 가버린다.

얼마 후 나는 분명 놀랄만큼 그대로인 과거와 마주할 것이다.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겁이 난다고.

 

촌스러워도 괜찮다. 첫 비행이니까.

 

끊임없이 상공으로 떠오르는 느낌에, 심장의 감각도 따라 올라가는 듯 하다.

롤러코스터, 바이킹, 택시와 지하 터널 입구, 마지막으로 비행기.

 

담아두련다, 첫 비행 감정.

 

 


 

타이 항공 점심 기내식.

개인적으로 동남아 쌀은 잘 먹지못해서 빵과 샐러드, 케이크만 먹었다.

초록색 소스의 치킨과 밥이 제공되었고, 호일을 벗긴 사진은 그리 먹음직스럽지 않아서 패스.

 

 

2010.11.16  13:51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지루한 시간이 계속되었다.

덥다. 좁다. 답답하다. 익숙하지 않다.

이 모든 것이 '불편함' 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되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그래도 곧 끝이 오리라.

견디기 어려운 순간들도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인생의 찰나에 불과하지 않았나.

스쳐 지나가는 파노라마 필름 중 단 한 컷의 비중이다.

 



 

전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안에서 1시간 가량 밖에 잠들지 못했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심지어 간단한 작곡도 했다.

 

 

2010.11.16 (화)

유니콘밴드 - 잡담

 

꿈으로 가지 못했다, 비난을 서슴치 않지

밤으로 걸어들어가, 섣부른 판단은 접어줘

 

가까이 추락하면 결박된 기억에 취할 걸

상냥히 응한다면 일부를 보여줄 수 있어

 

왜 그렇게 고독한 취미로 빠져가?

왜 라는 말, 너무 쉽게 내뱉지말아줘, 그냥

 

 

 

 

반갑다, 지상.

방콕의 구름은 달콤했다. 고개를 들어올려 바라볼 때에도, 비행기 안에서 아래로 바라볼 때에도

그저 변함이 없었다. 투명한 흰 액체 위를 둥둥 떠 다니는 구름 섬들처럼. 

 

 

 

 

 

티켓팅을 하고 VIP 라운지로 향했다.

다양한 음료수, 주류, 샐러드 및 과일들, 빵과 간단한 요리류가 제공된다.

인터넷도 가능하니까, 방콕이 경유지일 경우 긴 기다림을 해결하기에 제격이다.

 

 


 

 

비행 중에는 가볍게 먹는다.

아직은 모든 이동수단의 멀미 유저란다, 유니콘.




 

 

이제 젯 에어웨이즈에 탑승하여 인도 델리로 향한다.

이코노미로 티켓팅 했지만, 운이 좋게 탑승 직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생애 두 번째 비행기 티켓.

  



 

 

오전 5시, 아직 결막염이 낫지 않은 눈으로 집을 나섰으나 벌써 오후 5시에 가깝다.

세계에 주홍 빛 막이 내려오는 시간으로. 

 



 

 

그리고, 서서히 떠오른다. 구획과 정렬, 조금은 부족할지라도 찬란했던 감정들.

 

문득 우연히 흘러나온 W를 듣고 눈물이 흘렀다.

이제는 너무 멀어진 그 곳에 두고온 네가 너무 간절해져서.

함께 잠들었던 그 기억, 그 눈빛이 떠올라버려서.

 

 

W - 만화가의 사려 깊은 고양이 中

 

비 내리는 아침, 어느새

잔뜩 웅크린 채 잠든 너의 곁에 가만히 난 누웠네

높게 귀를 세우고 동그란 나의 눈으로

변함 없이 착하게, 나는 널 기다릴게

 


 

 

 

옆자리 핀란드 아저씨는 삼성의 갤럭시S를 가지고 있었다.

노키아도, 아이폰도 아니라면서 특히 사진과 동영상 기능이 마음에 든다고 했으며

운영 체제도 안드로이드를 더 선호한다고 하더라.

 

그의 이름은 요니(Jonny).

핀란드 헬싱키에 사는 그는 사업차 자회사들이 있는 동남아 지역에 출장을 왔다고 한다.

이미 서울에도 두 번이나 와봤다고 했는데, 그 느낌을 물었더니 'very high-tech city'라고 대답했다.

 

문득 GQ에서 해외 사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들은 서울에 대해 완벽히 묘사해냈었다.

 

샹셀: 서울은 자본주의가 너무 빨리 자리잡은, 조금은 과대포장된 현실이다.

발스트롬: 지구에서 가장 첨단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곳이다.

 

나는 아직 하이테크가 아니라면서 2G 핸드폰을 보여줬더니, 아직 젊으니 괜찮단다.

그는 아마 내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소녀인 줄 알았을 게다.

 

그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압축하자면 세 가지 주제였다. 스마트폰, 저가 항공사, 음악.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고, 저가 항공사(Jet Aireays)에 관련하여 너무나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꼽았다.

유럽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가격으로 비즈니스 항공을 이용하는 것을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

 

음악에 관해서는 본인의 아이팟을 들려주며, 핀란드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소개로 시작하여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음악들을 들려주었고, 나는 그의 아이팟에서 흐르는 사라 브라이트만을 들으며 잠이 들었다.

 

Jean Michel Jarre. Autobahn. Vangelis. Mike Oldfield. Roxette. and more ····

 



 

 

인도의 첫 느낌은 굉장했다.

'내가 인도에 왔다' 라는 사실을 너무나 실감나게 만들어주는 거대 조형물, 그림, 카페트 등이 있었다.

델리 국제공항은 2008년에 현대식으로 재건축 되어 현재는 넓고 깔끔한 실내를 자랑한다.

여타 공항과 달리 폭신한 카페트 바닥이라서, 공항 안에서 여행자 수십명이 잠을 자는 진 풍경도 벌어진다.  
인천공항이 세계공항이용만족도에서 1위를 거두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인테리어에서 한국적인 맛은 찾기 힘들기에 아쉬운 점이 많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공항만큼 초극강 문화 마케팅이 되는 곳도 없지 않는가.

 

 


 

 

델리 공항을 빠져나오자 마자, 인도의 교통 문화를 간파할 수 있다.

진을 치고서는 눈이 마주치면 "Taxi?"라고 묻는 수많은 사람들,

귀를 따갑게 울리는 경적 소리, 오토릭샤, 관광객 전용 버스, 일반 자동차들이 한데 엉켜있는 모습까지.

그래, 인도다. 왠지 씨익 웃음이 나버렸다. 

 


 

 

 

숙소인 아쇼크 호텔에 도착하니, 모두가 반가운 미소를 건넨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깔끔한 내부 장식이 호텔의 권위를 말해주는 듯 했다.

호텔에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이 곳을 참고하자.

 

 

 

 

 

기나긴 비행에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갔던, 호텔 1층 내부에 위치한 중식당. 

인도 내에서는 가격이 꽤 나가는 편이라 부유층 사람들이 찾아온단다.

가격은 한국 일반 중국집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다.

 

 

 



내일은 진짜 인도를 밟게 될까?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푹신하고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 가까운 미래를 그려 보았다. 
아직은 보이지 않는 순간들. 그러나 현실이 되어 다가올 그것들을 꼭 쥐어잡겠다고 상기시키며,

굿나잇 인디아.


 

 

 

 

 

Information box

 1. Airplain  

한국-인도 항공편

타이 항공: 인천 국제공항-방콕 국제공항

젯 에어웨이즈: 방콕 국제공항-델리 국제공항

 

Jet Airways 이용 예정이었으나 아직 한국 취항 전이라

방콕이나 홍콩 등을 경유해서 갈아타야 한다.

 

인도 항공 이용 팁

타이 항공, 인도 항공은 연착이 너무 잦으니 인도 여행시 참고하면 좋겠다.

이에 비해 킹피셔 항공과 제트 항공은 비교적 정확한 시간 약속을 제공하는 편이다.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인도 내에서는 Jet Airways가 가장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다.

 

이미 연착을 이야기 했지만, 동남아 여행시 연착은 거의 필수 코스다.

인천공항에서 타이 항공은 1시간 가량 딜레이 되었다.

제트 항공은 10분 가량 딜레이 되었으나 거듭 사과방송을 해주어 만족스러웠다.

 

인도 그리고 특히 방콕에서 티켓팅을 할 때에는 적어도 2~3시간 여유를 가지고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티켓팅을 하는 인원도 거의 없고, 속도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출항 1시간 전에 도착하면 낭패다.

  

2. Security check

 

호텔에 들어가기 전, 보안 검사를 실시한다. 검색대에 가지고 있는 모든 가방을 통과시켜야 하고,

맨 몸으로 검사대를 통과한 후 심지어 몸 수색을 하는 곳도 있다.

기분나쁠 정도로 심하지는 않고 약간 귀찮은 정도인데

테러리스트들의 민간 호텔, 상점 등을 폭파한 이후로 강화된 것이다.

별것 아니니 특히 5성급 호텔을 이용하는 인도 여행자들은 미리 참고하고, 상냥히 응해주자.

  

3. Transportation

 

여행사를 통해 전용 차량을 대여하면 편리하다.

그러나 개별 여행자의 경우 보통 릭샤, 오토릭샤, 택시를 많이 이용하곤 한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지만, 바가지 요금을 주의해야 한다.

 

오토릭샤보다는 릭샤가 저렴하지만 사람이 끄는 것이기에 시간은 더 걸린다.

보통 공항 앞에는 인력 릭샤보다 오토 릭샤꾼이 훨씬 더 많다.

 

주의사항

오토릭샤와 택시의 경우 미터기가 있는지 반드시 체크하고 타야 한다.

그렇다고 미터기 요금을 꼭 정확하게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미리 목적지를 말한 후 요금을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때는 흥정의 기술이 필요한데, 한화로 계산해서 적당한 가격인지 따져보자.

물론 미리 적정요금을 알고가서 요구하면 더욱 좋겠다.

대기하고 있는 릭샤들은 줄을 섰으니, 굳이 운전자가 강요하는 요금을 낼 필요는 없겠다.

미리 흥정한 요금을 여러번 확인하고, 그것이 1인당 요금인지도 약속받으며,

흥정요금이 아닌 경우에는 출발 후 미터기를 작동시켰는지 지켜본다.

작은 단위의 루피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큰 단위의 돈을 내면 거스름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요금 (2010년 11월)

 

꼴까타의 경우 택시 요금은 2km까지 22루피가 기본 요금이다.

단, 미터기에는 처음 요금이 10루피로 적혀있는데, 여기에 2를 곱한 후 2루피를 더한다.

만일 내릴 때 미터기에 22가 찍혀있다면, '22X2+2'를 한 46루피가 총 요금이 된다.

인도인들에게도 적용되는 공식이니까, 여행자라고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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