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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 인도 3째날. 델리 유적지→구와하티 리버크루즈, 후마윤 묘, 바하이 하우스 오브 워십 ..





 


 

또 아침이 밝았다. 창 밖에는 안개가 뽀-얗게 들어서있었다. 

아쇼크 호텔에서의 마지막 풍경일까. 이제 델리를 떠난다.











짐을 꾸리고. 햇살을 등진 채.











델리의 마지막 일정을 향해 달렸다.












시간상 어제 들리지 못했던 후마윤의 묘. Humayun's Tomb, New Delhi, Delhi, India











입구를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무덤이 아니라 박물관으로 들어서는 기분이다.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던 모든 것. 다 인간이 만든 것이다.

실제로 유적지에서는 내부를 청소하고 보수하는 인력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어딜가나 공사 중인 풍경은 한국의 여느 유명 유적지와 다르지 않다.













잘 정돈된 정원을 걷고 또 걸으면.












진짜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이 곳을 거치면, 눈 앞에 서 있다.












후마윤의 묘.


타지마할이 아내를 위해 지은 묘라면, 후마윤의 묘는 남편인 후마윤을 위해 아내가 지은 묘이다.

타지마할과 마찬가지로 모든 무굴 건축에는 넓은 정원과 호수가 반드시 존재한다.

이유인 즉, 더운 나라에서 온 이슬람들은 물을 가까이 두고 싶어하여 억지로 궁궐 밖에서 물을 끌어왔다고 한다.

때문에 궁궐 바로 앞까지 물을 끌어들여와 무더위가 심한 날에는 물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저번 여행길로 올린 Red Fort도 마찬가지이고,

앞으로 등장할 많은 여행길들에 건물단지 깊숙이 수로를 끌어들인 유적들이 많다.



묘 건물에서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












내가 방문한 11월 18일에는 서너 학교의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이 곳을 방문했었다.

우르르 몰려나오는 그들이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미소를 건넨다.


인도에는 몇 가지의 언어가 존재하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했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는 이 아이들은 모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

때문에 영어를 쓸 줄 안다는 것은 학교를 다녔다는 것을 반증하는데

거리의 아이들 중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 아이들도 많다.

말하자면, 대한민국 전체 인구보다도 훨씬 많은 인도 사람들은 영어 말하기에 능통하다.












꽤 긴 터널을 거쳐 진짜 묘 안에 들어서게 되었다.

아직 타지마할도 방문해보지 못한 터라 조금 의문이 들었다.

스산할까, 아름다울까, 그것도 아니면 ?












후마윤의 묘. 덩그러니.












그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조심스레 나를 피하는 그녀마저, 아무 것도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아름다운 문양의 틀에 반사되어 빛이 산란한다. 그들은 수백년간 이 빛과 먼지 속에 잠들어 있었다.











 


뚫려있는 통로로 연결된 또 다른 방에는 3개의 석관이 있었다.












- 누구의 묘 에요?

- 알 수 없어요. 돌에 새겨진 글자들을 그 누구도 해석할 수 없거든요.












건물 내부를 연결하는 창틀에 비둘기 한 마리가 갇혀있었다.

길을 잃은 새, 그리고 알 수 없는 이름을 가진 이들 또한 방황하고 있을게다.








 


돌아나오는 길에는 또 무엇을 쌓고 있었다.

복원인가 증축인가. 인부들은 고요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바하이교의 사원을 향하여.













저 멀리 거대한 건축물이 보였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내부에 들어서지는 못했다.

수 많은 인파로 인해 내부로 들어가기 까지는 줄을 2시간 정도 서야 한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 3개의 민족과 6개의 종교가 어우러진 나라. 하지만 실제로 인도를 거쳐온, 또 거치고 있는 종교는 6개 이상이다. 힌두, 이슬람, 기독교, 불교, 바하이, 자이나, 시크 · · ·

13억의 모든 인도인들은 상대방의 종교를 배타하지 않으며 모든 종교의 자유를 존중해 준다.


문득 용산 전자상가 한 편에서 향을 피워놓고 벽을 향해 절을 하는 세 명의 사나이를 본 기억이 든다.

검은 피부의 그들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변 상가에서 일하고 있던 다른 한국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손가락질 하며 '똘아이들' 내지는 '미친놈들'이라며 욕을 하고 있었다.

그래, 생전 처음 타 종교의 행위를 본 이들에게는 조금 무섭거나 이상한 경험일지도 모르겠다.

백지 상태의 사람들에게, 크리스쳔들이 눈을 감고 주기도문을 외우며 기도하는 모습도 이상하지 않겠는가?


인도인에게 종교는 선택이 아니다. 그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부모의 종교를 물려받고 살아간다.

때문에 소수 종교를 가진 이들일지라도 종교를 이유로 비난 받는 이는 없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은 태어나면서 부모 이전 세대부터 부여된 종교적 의무와 철학을

확고하게 지키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죽을 때 까지, 그리고 죽음 이후에도.


주변의 누군가 종교를 빌미로 특정 음식섭취나 행위를 거부한다면, 우리 중 대개는 얼마나 그를 비웃겠는가?  

'독실한 크리스쳔 이네요.' 라는 말은 흔하지 않다.












다시 공항에 도착했다. 아쉬운 델리에게 작별을 고하러.


미리 호텔에 부탁해 아침에 받아온 샌드위치 박스다.


두툼하고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구와하티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인도에서 들렀던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오후 5시가 되면 이미 어둠.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살펴보지 않으면 부질없다.












델리 공항에 비해 참 소박했던 구와하티 공항의 전경.

오토릭샤 숫자가 델리보다 적어서 일까? 숨을 한껏 들이마시니 공기가 청량하다.

이 곳에는 사람이 끄는 인력 릭샤들도 많이 보였다. 










 

구와하티 아쇼크 호텔. 공교롭게도 델리에서부터 아쇼크 그룹의 호텔에만 머물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계열사일지라도 인테리어는 완전히 상이했다.

비교적 모던했던 델리 아쇼크 호텔과는 달리, 구와하티 아쇼크는 전원적이고 따뜻한 느낌.


만일 호텔에 머물게 된다면, 대부분 웰컴 과일이 객실 내에 있는데 일정에 지쳐 안 먹는 경우도 꽤 많다.

이럴 때에는 과일을 그냥 놔두고 오기 보다는, 작은 봉투에 싸와서 주변 아이들에게라도 주는 것이 어떨까.

동정이라기 보다는, 나눔의 방식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1달러로 하루를 살아가는 인구가 3억인 곳이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어느 덧 달이 휘청거렸다.

 저녁식사를 위해 리버 크루즈에 올랐다.












인도에서의 크루즈라니, 어떤 기분일까 너무 궁금했다. 한강 유람선 이후 선상 파티는 처음이었으니까.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아직 공사 중인 곳도 있었고,

구와하티 아쇼크 주변 자체가 큰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주변 경관도 고요하다.

식사 및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것 같은 크루즈 내부의 모습이다.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한강 유람선을 탔을 때의 인테리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으니, 그리 나쁜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낮에 보면 이런 모습이라고 한다.

 

 

 

신기했던 것은,


디제이 턴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굉장히 만져보고 싶었으나, 그들에게 소중할 것 같아서 만지지 않았다. :)












이 선실을 빠져나온 야외 선상에서 저녁식사가 이루어 진다.

벌레도 거의 없었고, 음식도 맛있었다. 특히 애피타이저로 계속 나오던 닭강정 같은 요리가 참 맛있었다.

이 닭 튀김들은 종류를 달리하여 계속 조금씩 제공되더라.














크루즈 출발 전, 배 아래로 내려다 본 풍경들.

원래 리버 크루즈는 오후 5시쯤 마지막 승선이 이루어지는데, 이 날 특별히 7시가 넘은 시간에

크루즈를 운영해주셨다고 했다. 어쩐지, 주변이 너무 컴컴하여 이게 크루즈인지 뭔지 싶었다. 하하,


일몰 시간(약 5시 가량)에 맞춰 크루즈에 승선하면

주변의 자연경관과 소박한 집들이 아름다운 노을에 물든 모습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거대한 줄기를 이루고 있는 강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강의 이름브라마푸트라.

거대한 삼각주를 이루어, 다음 목적지인 카지랑가에서도 볼 수 있는 강이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는데,

크루즈가 지나가는 강 한 가운데에 피콕 아일랜드라는 사람이 살지 않는 자그마한 섬이 있는데

수 백마리의 공작들을 볼 수 있어 매우 절경이라고 한다.

뒤늦게 구와하티에 도착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 였다.

리버크루즈 관련 정보는 아래에 자세히 쓰겠다.












지나치던 어느 집에서는 가족들만의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소박한 웃음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크루즈를 빠져 나오면서, 한 켠에 마련된 시바신을 볼 수 있었다.

혹시 조악한가? 내 눈에는 미친 듯이 아름답다.












크루즈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와 웰컴 기프트를 꺼내보았다.

구와하티라는 도시는 행정적으로 아쌈주에 속해있는데, 저 모자와 스카프는 아쌈주 전통 의상 격이랄까.

(리버크루즈 선실 내에도 저 모자가 걸려있던 것이 사진 속에 자그마하게 보인다.)

스카프에도 모자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쌈 주 전체에서 아주 똑같은 무늬를 쓰지는 않는다.)

오른쪽 Tea와 자료집은 구와하티 관광청 담당자 분께서 선물로 주셨다. 생각지도 못하게.

티백 타입이 아니라 아직 차 맛을 보지 못했지만, 사실 포장이 예뻐서 먹기 아까울 지경이다.












모자를 쓰고 한 컷.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막이 내린다.

 

 

 

 

 

 

 

 

 

 

Information

by incredible india! 

 

[후마윤의 묘]

위치: 남부 델리, 니자무딘 동쪽에 위치 (높이: 43m) 

설계: 미락 미르자기야스(Mirak Mirza Ghiyas)

후마윤의 부인 '하지 베굼(Haji Begum)의 지시로 건설.

1565년 완공. 타지마할에 많은 영향을 준 무덤.

 

[바하이 사원]

바하이교: 이슬람교의 한 분파

위치: 뉴델리

1986년 완공. 전 세계의 바하이 사원 중 가장 아름다운 곳.

사원 주위에 커다란 연못 아홉개가 있으며,

활짝 핀 연꽃 모양이라 '연꽃 사원'으로도 불림.

 

[리버크루즈]

정식명칭: Alfresco grand (a unit or brahmaputra cruise)

연락처: +91 97067-12131, 94355-58004, 0361-2600244

이메일: bcplcruise@gmail.com

웹사이트: www.brahmaputrarivercruises.com

탑승위치: Machkhowa, Guwahati -781009(Assam)

 

[구와하티 아쇼크 호텔]

more photo: http://blog.naver.com/soulswings/117614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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