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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 인도에서 기차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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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기차여행의 절정이라 부를 수 있다는 인도 기차여행. 세계에서 세번째로 긴 철도망을 가지고 있는 인도는 기차노선이 전국 각지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도 여행 중 꼭 한 번, 또는 즐겨타게 되는 교통 수단이다. 기본 탑승시간 10시간에 연착을 밥먹듯이 하기 때문에 평생 기차에서 보낼 시간을 인도 여행에서 다 보낸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현지인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바로 기차이다. 일단 탑승하기 전 숨을 탁 막히게 하는 수많은 인파는 여행자들을 혼란속에 빠뜨리지만 결국에는 사람구경하며 상황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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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기차는 카스트제도에 비유될 만큼 종류도 많고 등급도 다양하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열차 종류는 특급열차 수준, 등급은 SL을 이용한다. SL은 컴파트먼트에 6개의 침대가 있는 칸으로 여행자들이 이용하기에 가장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악명높은 인도 기차에 대한 정보는 워낙에 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최악을 생각하고 갈 수록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닫게 될 것이다. 상상 그 이상이라도 기차안에서 먹고 자고 연착으로 20시간씩 있다보면 자연히 마음을 비우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인도니까' 라는 간단한 말로 상황을 즐기다 보면 신나는 기차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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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종류
인도의 열차는 그 종류가 다양하고 종류별로 가격과 시설, 탈 수 있는 지역도 천차만별이다. 대도시 사이를 연결하며 침대칸이 있는 '라즈다니 익스프레스' 부터 중간 단위 도시들을 연결하고 속도가 평균 40km/h도 되지 않는 기차까지 약 7종류의 기차가 있다.

객실 종류
객실은 일단 크게 침대 객실 등급과 좌석 객실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장거리 여행에서는 침대 객실 등급을 사용하고 단거리에서는 좌석 객실을 사용한다. 침대 객실 등급은 1A, 2A, 3A, SL까지 4종류로 보통 여행자들은 3A나 SL을 이용한다.
좌석 객실 등급은 EX, CC, ∥, FC 4종류가 있다.

예약하기
인도열차를 예약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1. 인터넷 예약
 인도 철도청 사이트에서 출발역과 도착역, 객실 등급, 출발 날짜를 입력한 후 검색하면 그 구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열차가 검색된다. 그 중에서 조건에 맞는 열차를 고르고 좌석종류를 고른 후 결제하면 된다. 인도에는 쿼터라는 시스템이 있어 특정 계층에게 좌석 우선권이 배당되는데 외국인 여행자 쿼터(Foreign Tourist Quota)가 있어 외국인들은 비교적 쉽게 자리를 구할 수 있다.  단,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간에만 이러한 제도가 있고 성수기에는 이마져도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예약사이트 http://www.indianrail.gov.in

*딱깔(Takkal)
외국인 전용 쿼터표도 동이 나고 꼭 목적지로 가야만 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마지막 대안. 딱깔은 쿼터의 일종으로 일반요금에 추가요금을 붙여 판매하는 표다. 늦게 예약할 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기차요금 시스템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비수기, 성수기 시즌과 객실 등급에 따라 75~300 루피 정도의 추가 요금이 붙는다.
단, 모든 딱깔 티켓은 내가 타는 곳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차의 시발역-종점 기준으로 운임이 계산된다. 경우에 따라 본래 요금 보다 몇배나 더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

*웨이팅 티켓
기차 예약 시 원하는 날짜에 자리가 없는 경우에 웨이팅 티켓을 끊을 수가 있는데, 인도의 기차는 예약 취소가 많기 때문에 대기 순번이 비교적 앞쪽이라면 굳이 딱깔티켓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단, 축제 기간이나 성수기 시즌에는 취소 확률이 적은 편이다.)
대기 순번은 2~3시간 단위로 갱신되며 예매 취소가 나올때마다 순번이 자동적으로 올라가고, 자리가 나면 객실 코치번호와 좌석 번호가 표시된다. 끝까지 좌석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환불하면 된다.

2. 기차역에서 예매
델리를 비롯한 주요 15개 도시에는 외국인 전용 예약사무소 가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준다!) 15개 도시 외에도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전용 카운터를 운영하는 도시도 있다. 예약창구에서 예약신청서(Reservation Form) 를 작성하면 되는 데 타고갈 기차 번호, 이름 등 몇가지 신상정보를 적어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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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지 여행사를 통한 예매 대행
제일 간단한 방법인 동시에 추가요금도 많이 붙는다. 인터넷 예약이나 기차역을 오가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이용한다. 티켓 1장당 50~100루피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데 장당 계산되므로 많은 표를 끊으려면 그냥 인터넷이나 기차역에서 예약하는 것이 낫다. 또한 여행사 대행의 경우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쿼터 이용이 불가능하고 어리숙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도 빈번하기 때문에 신중하는 것이 좋다.


필수품
1. 사슬 -가방을 도난당하지 않으려면 꼭 필요하며 현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2. 음식 - 배고픔에 허덕이고 싶지 않다면 물과 과일, 밥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타는 것이 좋다. 기차안에서도 음식을 팔긴 하지만 조금 비싼편이며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3. 놀거리 - 어떻게든 시간은 흘러가지만 이왕이면 재미있게 보내는 것이 관건. 여러가지 놀이기구(카드, 화투, 공기돌 등등) 책, 엠피쓰리 등을 가지고 가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wink


팁&주의사항

1. 열차는 각 동일 등급의 객실끼리는 연결이 가능하지만 다른 등급이 시작되는 연결점은 막혀있기 때문에 일단 열차에 올라타는 것은 금물이다. 열차의 객차번호는 열차 바깥쪽 한가운데 간판이 붙어 있거나 인쇄되어 있으니 확인하고 타면된다. 보통 기차의 앞쪽이 고급 객실, 뒤쪽이 저렴한 객실이다.  

2. 인도 기차표에는 플랫폼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역에 미리 도착해서 플랫폼 번호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큰 역에서는 역 구내의 홀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작은 역에서는 웨이팅 룸에 붙어 있는 플랫폼 정보를 확인하거나 철도경찰부스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

3. 객차에 올라타면 짐을 쇠사슬과 열쇠를 고정시켜야 하는데 한 눈을 파는 사이 배낭을 채가는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카메라나 노트북같은 고가의 물건은 표적이 되는 수가 많다. 되도록 가방안에 고이 모셔놓는 것이 좋다.

4. 시발열차가 아닌 경유하는 기차에 올라탔다면 내 자리를 누군가가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티켓을 보여주며 비키라고 하면 되는데 순순히 비켜주지는 않을 수도 있으므로 항상 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실갱이를 벌이다가 배낭을 들고 도망가는 패거리들도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5. 기차안에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지 않은 이상 현지인들이 권하는 음식이나 음료는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안타깝지만 정말 친절해 보이는 누군가, 혹은 가족들이 강도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고, 약에 취하면 심한 경우에는 영영 못 일어나는 수도 있다.

6. 인도의 기차에는 정차역 안내가 없다. 대충 도착시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워낙에 연착이 많기 때문에 신뢰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기차에서 현지인들에게 물어봤다가는 잘 못 알려줘서 큰 코 다치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봐야 할 경우 한 사람한테만 물어보지 말고 적어도 세 사람 이상에게 물어봐서 정확한 정보를 얻어내도록 하자.

7. 대부분의 기차역에 있는 웨이팅룸에는 샤워시설이 있어 저렴하게 샤워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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